몇 해 전, 11월에 세무서에서 고지서 한 장을 받고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5월에 종합소득세를 다 냈는데 또 세금을 내라니, 뭔가 잘못된 줄 알았습니다. 그게 중간예납이었습니다.
지금은 매년 11월이면 오려니 하지만, 처음에는 이게 이중 과세인 줄 알고 세무서에 전화까지 했습니다. 알고 보니 오해였고, 오해를 풀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미리 내는 세금이 아닙니다
가장 흔한 오해가 이겁니다. 중간예납을 내년 5월에 낼 세금을 미리 당겨 내는 것으로 아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국세청 설명은 다릅니다. 중간예납은 올해 상반기, 그러니까 1월부터 6월까지 번 소득에 대한 세금을 11월에 내는 것입니다. 미래의 세금이 아니라 이미 번 소득에 대한 세금입니다.
한 해 소득세를 1년에 한 번 몰아서 내면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상반기 몫을 11월에 한 번, 나머지를 다음 해 5월 확정신고 때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11월에 낸 금액은 5월 신고 때 이미 낸 세금으로 빠지니, 같은 돈을 두 번 내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대상일까
원칙은 간단합니다.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은 대상입니다. 다만 빠지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 제외되는 경우 | 설명 |
|---|---|
| 신규사업자 | 지난해 말 기준 사업자가 아니었고 올해 개업한 경우 |
| 휴·폐업자 | 상반기 안에 사업을 접은 경우 |
| 근로·연금·이자·배당·기타소득만 있는 사람 | 사업소득이 없는 경우 |
| 소액부징수 | 중간예납세액이 50만원 미만인 경우 |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마지막 줄입니다. 계산된 중간예납세액이 50만원이 안 되면 아예 고지서가 나오지 않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자영업자라면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에 개업한 분도 올해는 대상이 아닙니다. 개업 첫해를 넘기고 나서야 중간예납이 시작됩니다.
얼마가 나올지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중간예납은 신고하는 세금이 아니라 고지되는 세금입니다. 세무서가 알아서 계산해 11월 초에 고지서를 보냅니다. 내가 계산할 일이 없습니다.
금액은 대체로 작년에 낸 소득세의 절반입니다. 정확히는 작년 세금을 기준으로 한 금액의 2분의 1이 부과됩니다. 그래서 작년보다 올해 장사가 비슷하거나 나으면 큰 무리가 없고, 작년 세금을 기억하고 있다면 대략 얼마가 나올지 미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종합소득세로 300만원을 냈다면, 올해 중간예납은 대략 그 절반인 150만원 안팎이 고지됩니다. 이 금액은 다음 해 5월 확정신고 때 이미 낸 세금으로 잡히니, 5월에는 그만큼 덜 내게 됩니다. 없던 세금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는 시기가 나뉘는 것뿐입니다.
납부 기한은 12월 1일입니다. 11월 초에 고지서를 받고 한 달 정도 여유가 있는 셈입니다. 홈택스나 손택스에서 바로 납부할 수 있고, 고지서의 가상계좌로 이체해도 됩니다. 기한을 넘기면 가산세가 붙으니 이 날짜만큼은 기억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올해 장사가 안됐다면
문제는 작년은 괜찮았는데 올해 상반기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고지서는 작년 기준으로 나오니, 실제 번 것보다 세금이 많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쓰는 것이 추계액 신고입니다. 올해 상반기 실제 실적으로 직접 계산해서, 그 금액이 고지액보다 적으면 줄여서 낼 수 있습니다. 상반기 소득이 작년의 30퍼센트에 못 미치면 신청할 수 있으니, 매출이 크게 꺾인 해라면 그냥 고지서대로 내지 말고 이 제도를 확인해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금액이 커서 한 번에 내기 부담스럽다면 분납도 됩니다. 중간예납세액이 1,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다음 해 2월까지 나눠 낼 수 있습니다.
요약
- 중간예납은 미래 세금이 아니라 올해 상반기 소득에 대한 세금을 11월에 내는 것입니다.
- 사업소득이 있으면 대상이지만, 신규·휴폐업자와 세액 50만원 미만은 제외됩니다.
- 금액은 대체로 작년 세금의 절반이 자동 고지되며, 기한은 12월 1일입니다.
-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나쁘면 추계액 신고로 줄일 수 있고, 1,000만원 초과분은 분납됩니다.
11월 고지서를 받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처럼 이중 과세인 줄 알고 놀라셨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다만 올해 사정이 작년과 크게 달라졌다면 고지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한 번은 따져볼 만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상황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요건과 세율은 개인의 소득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홈택스 안내나 국세상담센터(126)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