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보유한 코인이 없습니다. 몇 년 전 한창일 때 들어갔다가 꽤 잃고 손을 뗐습니다. 그래서 이번 과세 논의도 처음에는 남의 일처럼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규정을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시행으로 예정되어 있지만,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점은 2027년이 아니라 올해 12월 31일입니다. 이 날짜에 무엇을 얼마나 들고 있었는지가 앞으로 낼 세금을 좌우합니다.
지금부터 12월 말까지 약 다섯 달. 코인을 보유 중이시라면 준비할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의제취득가액, 이름은 낯설지만 계산은 단순합니다
핵심 규정은 이렇습니다. 2027년 이전부터 보유하던 가상자산은 실제로 산 가격과 2026년 12월 31일 시가 중 더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1,000만원에 산 코인이 올해 말 5,000만원이 되었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취득가액은 5,000만원으로 잡힙니다. 2027년에 6,000만원에 팔면 과세 대상 차익은 5,000만원이 아니라 1,000만원입니다.
과세 시행 전에 쌓인 평가이익까지 소급해서 물리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저는 이 장치가 제도 도입 과정에서 나온 조정 중 비교적 합리적인 편이라고 봅니다. 다만 혜택이 자동으로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2026년 말 시점의 보유 내역과 가격을 본인이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말까지 해두면 좋을 세 가지
첫째, 거래소별 거래내역서를 지금 내려받아 두십시오. 국내 거래소는 조회 기간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고, 이용하던 거래소가 문을 닫으면 기록을 되찾기 어렵습니다. 매수 일자와 수량, 금액이 담긴 원본 파일을 연도별로 보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12월 31일 기준 보유 현황을 따로 기록해 두십시오. 거래소 잔고 화면, 지갑 주소별 수량, 그날의 가격까지 남겨두면 나중에 취득가액을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2027년 1월 1일 0시 기준 공시 가격의 평균액이 시가 기준이 됩니다.
셋째,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 자산을 정리해 두십시오. 국내 거래소와 달리 자료가 자동으로 모이지 않습니다. 해외 계좌는 별도의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보유 규모가 크다면 이 부분은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코인이 없어도 알아둘 이유
저처럼 이미 손을 뗀 상태라면 당장은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다만 과거 거래 기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다시 시장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예전에 이용하던 거래소의 계정과 내역이 아직 살아 있는지 한 번쯤 확인해 둘 만합니다. 거래소가 사업을 접으면 그 기록은 되찾기 어려워집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손실을 본 거래도 기록으로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가상자산 소득에서 손실을 어느 범위까지 통산하거나 이월할 수 있는지는 시행 세부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은 국세청 안내가 나온 뒤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흔히 놓치는 지점
코인을 다른 코인으로 바꾼 것도 양도로 보아 손익을 계산합니다. 현금화하지 않았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스왑이 잦았다면 그 기록도 함께 남겨두어야 합니다.
세법은 시행 전까지 또 바뀔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내용도 확정된 최종본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읽어주시고, 실제 신고 시점에는 국세청 안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요약
-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시행 예정이지만 취득가액 기준일은 2026년 12월 31일입니다.
- 실제 매수가와 올해 말 시가 중 큰 금액이 취득가액이 되므로, 그 이전 평가이익은 과세에서 빠집니다.
- 혜택을 받으려면 연말까지 거래내역과 보유 현황을 스스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지금 이용 중인 거래소에서 과거 거래내역을 몇 년치까지 내려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나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가상자산 과세는 시행 시기와 세부 규정이 여러 차례 조정되어 왔으므로, 실제 신고 시점에는 국세청 안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